top of page

아직은 이른 저녁의 거리, 이른 저녁임에도 거리에는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은은하게 들려오는 성가대의 노랫소리가 퍼지고 있었다. 그런 거리에서 어느 여성이 호- 하고 입김을 불었다. 시선에서 사라져가는 입김을 바라보고서는 약간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손을 연신 비비면서 “너무 일찍 나왔나?” 혼잣말로 중얼거리더니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괜히..내가 너무 일찍 나왔어…….”

 

 

사실 오늘은 그와의 아주 특별한 날 이여서 신경 쓰며 나왔는데 너무 일찍 나온 탓인가 후회 중이였다. 손을 검은 코트 주머니 안에 넣으며 광장의 커다란 시계를 바라보았다. 짧은 초가 계속 지나가면서 정각을 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제 머리위에 누군가의 손이 툭 하고 오르자 여성은 고개를 돌려 상대방을 확인했다.

 

 

“하얀 마법사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군요…….”

 

 

하얀 마법사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여성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여성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았는지 고개를 저으면서 “저도 금방 온걸요..!” 라고 말하면서 하얀 마법사를 진정 시키고 있었다. 그런 여성이 고맙다고 생각한 하얀 마법사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금방 온건 아니잖습니까, 손이 얼음장처럼 차갑습니다.”

 

 

역시 그에게 거짓말은 무리였을까 “거짓말해서 미안해요”그리 말을 하자 하얀 마법사는 괜찮다고 말을 하면서 얼음장같이 차가운 소이의 손을 꼭 잡아 자신의 검은 코트 주머니에 소이의 손을 집어넣었다. 조금은 당황한 소이가 그를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저..저는 괜찮아요.

 

 

아무리 괜찮다고 말을 해도 하얀 마법사 본인이 괜찮지가 않았다. “이러고 있으면 손이 따듯해질 것입니다.” 말을 하면서 하얀 마법사는 다른 한 손으로 소이의 하얀 머리칼을 조심스럽게 귀 뒤로 넘겨주면서 싱긋 웃어주었다.

 

 

“자, 소이양이 원하는 곳으로 갈까요?”

“좋아요!”

 

 

그의 말에 소이는 주머니 속에 있는 제 손으로 하얀 마법사의 손을 꼭 잡자 하얀 마법사와 같이 걸음을 옮겼다. 사람들이 붐비는 거리였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그와 그녀를 따라가고 있었다. 힐끗 쳐다보았다. 사람들의 시선이 느끼는지 모르는지 자신들이 향해야 할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문득 길을 가고 있는 중에 그녀의 시선에 무언가 들어온 지 시선에 들어온 무언가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갖고 싶으신 겁니까?”

 

 

그의 말에 그녀는 순간 흠칫 하면서 괜찮다고 연신 고개를 젓자 그는 그녀의 손을 꼭 잡은 체 상점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전 괜찮은데 어서 가요” 말하면서 그를 회유 하고 있으나 그에겐 전혀 통하지 않았나보다

 

 

“후후...가지십시오, 소이 양에게 잘 어울립니다.”

 

 

그녀의 손 안에는 새하얗고 작은 오르골이 들어있었다. 하얀 마법사는 자신의 선물이니 꼭 받으라고 말을 하면서 이내 상점 밖으로 나왔다. 그에게 작은 목소리로 고맙다고 말을 하니까 싱긋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저야말로 고맙습니다.”

 

 

그가 그녀에게 팔을 내밀자 그녀는 그의 팔을 팔짱끼더니 익숙하게 서울의 거리를 걷더니 이내 어느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 자연스럽게 문을 열고서는 하얀 마법사가 소이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소이 양”

 

 

소이의 손을 잡고 거실로 이끌자 홀로 꾸몄던 건지 아담한 트리와 장식들이 소이를 반기고 있었다. 그것은 본 어안이 벙벙한 소이는 토끼눈이 되버린 체 하얀 마법사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자신의 볼을 꼬집는 것이었다. 갑작스러운 소이의 행동에 적잖이 놀란 하얀 마법사는 그 행동을 제지했다.

 

 

“지금 제가 보고 있는 것이 꿈일까요?”

 

 

그 말을 듣더니 하얀 마법사는 “후후.. 꿈이 아닌 사실입니다.” 라고 말하면서 소이를 소파에 앉혔다. 이 상황이 좋은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 인지 울망한 표정을 지었다.

 

 

“전..하마님에게 늘 받기만 하는 거 같아요, 저도 하마님한테 드리고 싶어요.”

“이미 저는 선물을 받았습니다만?”

 

 

아리송한 말을 내뱉자 소이는 고개를 갸웃 거리면서 하얀 마법사에게 무엇이냐고 묻자 하얀 마법사는 소이를 꼭 끌어안으면서 입을 열었다.

 

 

“바로 당신이라는 아주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입니다. 늘 항상 같은 마음, 제게 향해주신 그 사랑 고맙습니다. 저도 당신을 늘 사랑하니까요”

 

 

탁상위에 놓여져 있던 오르골에서 잔잔하게 크리스마스 곡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bottom of page